대수롭지 않게 함께 하는 상상

만약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가고 싶어하는 그 풀 많은 목장에서
흙과 풀이 많은 그 위에 앉아서
풀이 뜯기고 누런 구멍 난 것도 보고
풀 사이에 있는 흙을 뒤적거리다가
자갈 같은 것을 만지작 거리면서
하나를 던져보기도 하고
그 사이에 이름 모르는 짙은 갈색의 벌레도 돌아다닐 꺼고
옆에 있는 너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정말 니가 옆에 있구나 하면서 기분 좋아 혼자 웃을 지도 몰라
넌 "너 갑자기 왜 웃고 그래?"하고 물으면
이 얘기를 해 줄 거야
"상상했었어 너랑 여기에 오는 것을 정말 그대로 됐어 기분이 좋아 아주 좋아"
정말 그렇게 되면
별일 아닌 것처럼 먼 산을 바라보기도 하고
눈을 감으면 깜깜해졌다가 눈을 뜨면 다시
니가 내 옆에 있고 풀이랑 나무랑 소들이랑 그대로 있을 거야
바람 소리가 들릴 거고
별 거 아닐 거야
상상하는 거랑 실제는 조금 다르거든
실제라는 건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존재하고 당연한 듯이 일어나는 거거든
지금이야 상상하기만 해도 너무 꿈만같게 뽀얗게 상상이 되지만
실제로 거기 있으면
조용하고 볼 거라곤 산이랑 나무 풀 가끔 소들 그런 것들 뿐이라서
별로 대단치도 않고 지루할지도 몰라
그리고 함께일거야
"나 진짜 너랑 같이 있는 거 맞지?"
하고 물으면 괜히 헛소리 한다고 한대 툭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렇지도 않게 함께 있으면서
조금은 지루할 정도로 여유롭고 한가한 시간을
대단치도 않게 풀밭에 앉거나 누워서 풍경이나 보며 시간 보내겠지
그때에는 분명 아무렇지도 않을 테지만
지금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들뜨고 뭔가 대단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함께 있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해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
같이 있을 때마다 너무 좋아서 들떠도 자연스런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익숙해져야지
그 사람의 움직임에 대수롭지 않게 당연하게 반응하는 내가 될 거야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by 블루베리치즈케잌 | 2004/08/28 02:31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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